요즘은 사람 뽑는 게 제일 피곤해요. 

뭔가 기대를 안 하면 또 너무 냉정해 보일까 봐 신경 써가면서 하나하나 가르치고 챙기고 잘 정착하길 바라면서 도와주는데..... 늘 똑같은 결과로 끝나요. 

처음엔 다들 눈빛도 반짝이고 말도 예쁘게 해서 이번엔 좀 오래 가려나 싶거든요?

처음 며칠은 배우겠다고 메모도 하고 적극적이어서 속으로 은근 기대하게 돼요

근데 진짜 딱 2주쯤 지나면 출근이 흐트러지고 연락도 점점 뜸해지고 그러다 조용히 나가요...

 

사실 그런 식으로 나가는 사람 보면 실망보다 허탈함이 더 크네요...

내가 괜히 정 들였나 싶고 내가 잘못 가르친 건가 싶고 혼자 별 생각 다 하게 되죠. 

이게 한두 번이면 모르겠는데 계속 반복되니까 이제는 누가 새로 들어와도 괜히 마음 주기 싫어요. 괜히 또 정들고 나면 더 피곤하니까. 그래서 이제는 웬만하면 기대도 안 하려고 하는데 그게 또 맘처럼 쉽지가 않아요

그렇다고 내가 너무 막 대했던 것도 아니에요.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, 중간중간 밥도 같이 먹고, 일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고민도 들어주고 분위기도 풀어보려고 했거든요 너무 딱딱하게 굴면 그게 또 부담일까 봐 최대한 편하게 대하려고 했는데, 결국 돌아오는 말은 항상 똑같아요. 

생각해봤는데 본인한테 안 맞는 것 같다고. 근데 그 말도 한 번에 안 하고 꼭 몇 번 씩 고민하는 척하다가 조용히 빠져요.

진짜 답답한 건 이렇게 매번 기대하고 가르쳤다가 허무하게 끝나고 나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는 거예요....

그래서 요즘은 아예 마음을 닫고 시작하려고 해도 그게 사람이 잘 안 돼요

새로 온 사람한테도 혹시 이번엔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생기고 그러다 또 같은 일 반복되고...

오늘도 또 한 명이 나갔어요 ㅋㅋㅋ사원증이랑 명함 그대로 책상 위에 있고 자리만 덩그러니 남아있네요. 

이제 또 새로운 사람 뽑고 다시 가르치고 또 정 들고 또 나가고 이 루틴이 지겹기도 하고 한편으론 좀 슬퍼요. 예전엔 팀 만들어서 제대로 굴려보자 이런 열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무탈하게 3개월만 채워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.

 

혹시 저만 이런 거 겪는 건가요? 진짜 요즘은 사람 하나 붙잡는 게 제일 힘든 일이 됐어요.